포스팅 하나를 보고 뿜었다. 넋두리

나는 정말 이 사람들 심리가 궁금해요
본인은 초록불님이 연재하는 삼국연의를 통해 초록불님의 블로그를 알게 되었고, 초록불님이 가끔씩 포스팅하시는 재야사학 반박 포스팅을 보면서 재미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지나가면서 보기만 하는 사람이다. 초록불님 블로그에는 댓글 한 두개 정도 남겼나??ㅋㅋ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다. 본인은 강단사학 지지자도, 재야사학 지지자도 아니다. 다만 개념 없는 국수주의 재야사학 지지자들이 논점도 없이 짖는 소리가 귀에 거슬리기만 할 뿐인 일반인이다.

초록불 님의 블로그를 링크해 놓고 눈팅만 하다가 하도 어처구니 없는 광경을 목격해서 바로 트랙백을 건다. 이래서 문제라는거야....




나는 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했다. 물론 아직 졸업은 하지 않았다. 무기한 휴학중인 학생이다. 동기들은 졸업 학번이다. 역사학을 전공한 사람들 앞에서 이런 말 하기는 매우 부끄럽기 그지 없는 일이지만, 문헌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많이 없다.

고고학을 배우면, 일반적인 역사학과는 매우 다른 인식에서 역사를 바라보게 된다. 유물론적 역사관이라는 것은 마르크스 주의를 설명하며 북한의 주체사관을 설명하는데도 쓰이지만, 고고학을 설명하는데 있어서도 빠질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 고고학은 발견된 유물을 통해 과거를 바라 본다. 일반적인 역사학은 문헌의 자료를 통해 역사를 추론해 내지만, 고고학은 출토된 유물을 통해 역사 또는 선사를 추론한다. 일반적으로 역사 교과서에 실리는 선사시대 쪽은 대부분 고고학의 연구 성과물들이고, 그 이후는 역사학의 연구 성과물들이라고 이해하면 빠르겠다.

그렇다고 고고학이 역사시대를 연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역사 기록이 삼국에 비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가야 문화권에 대해서는 대부분 고고학의 성과물로 그 빈 자리를 메꿔 나간다. 삼국시대나 고려시대, 조선시대 또한 역사기록만 가지고는 당시를 완벽히 추론할 수 없고, 고고학적으로도 유물만 가지고는 당시를 추론할 수 없기에 역사 시대에 이르러서는 대단히 동업자적인 성격을 갖추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고고학에 대한 소개는 이쯤하고, 이 포스팅의 진정한 주제를 논해 보자.



나는 재야향토사학자를 싫어 한다. 물론 개중에 어느 정도 확고한 신념과 논리를 가진 분은 예외로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재야 학자 중에서 그만한 논리를 갖춘 분들은 드물다.



아직 2년도 되지 않은 최근의 일이다. 당시 한강 유역에서 전방후원분(일본 특유의 분묘 양식. 국내에서도 금강 유역을 비롯한 호남 지방에서 어느 정도 발견할 수 있다.)이 발견되었다며 전국적으로 떠들썩해진 일이 있었다. 집에서 뉴스를 보던 나도 놀랄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의 여파였는지는 충분히 상상이 가리라 믿는다.

뉴스 자막으로 향토사학자라고 소개된 모씨는 대충 이렇게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것은 틀림 없는 전방후원분으로, 한강유역에 있는 것으로 보아 한성백제 시대 때 만들어 진 것이 틀림 없다. 한성백제 시대에 이렇게 큰 규모의 전방후원분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아 전방 후원분의 원조는 백제이며, 일본이 자신들 특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방후원분은 백제 것의 모사인 셈이다." 정확한 말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뒤이어 그 전방후원분이라는 것의 항공사진과 3D조감도가 나왔다. 응? 뭔가 이상한데? 내가 알고 있는 전방후원분 모양과는 많이 다른데?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풍화가 되었을 수도 있는 일이라, 크게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그 뒤에는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고고학과 미술사학을 가르친다.) 모교수가 나와서 인터뷰한 내용이 나왔다. 역시 정확한 인터뷰 내용은 기억이 안나고, 대충 이런 내용.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생각되어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응? 뭔가 편집된 느낌이 팍! 하고 왔다.

그리고 그 뒤에 기자 멘트로 땅 속을 측정할 수 있는 최첨단 기기를 사용한 결과, 땅 속에 토기로 보이는 형상이 관찰되었으며.... 주절주절....

당시에 나는 휴학했다가 복학해서 잠시 학교에 다닐 때였다. 연구실에서 자료를 보고 있던 나는, 전화를 받으며 들어 오시는 교수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한강 유역 전방후원분요? 그거 다 헛소리에요." 아마 교수님께 자문을 구하기 위해 걸려온 전화이리라. 교수님은 KBS 역사 스페셜에 몇 번 출연하시면서 방송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으셨다. 이 뉴스를 가장 크게 터뜨린 것도 KBS이니, 교수님이 신뢰를 하지 않을 만도 했다.

아무리 그래도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가 긍정적인 멘트까지 던졌는데? 하는 마음으로 교수님께 질문을 드렸다. "그 양반도 하고 싶은 얘기는 다 짤리고 방송사에서 듣고 싶은 얘기만 편집된 거지 뭐." 라는 대답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교수님 또한 역사 스페셜에서 국내에 있는 전방후원분 편에 출연하셔서 많은 이야기를 하셨는데, 정작 교수님이 들려주고 싶었던 말은 다 편집되고, 오해의 소지를 불러 일으킬 만한 말만 방영된 기억이 있었다.

그래도 교수님의 사견이 섞여 있지 않나 하는 마음으로 한강유역 전방후원분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기로 했다. 그러다가 한 문화재연구원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던 때에 연구원 선생님들간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한 선생님이 직접 그 곳에 가서 지표 조사를 해 보셨다고 했다.

"거기 토질을 봤는데 완전 생토더구만 생토." 생토가 무엇인가?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자연적인 퇴적토나 암반층을 의미하는 말이다. 아예 무덤 자체가 아닌 것이다. 듣고 있던 선생님 중의 한 분이 그래도 기계로 측정해 봤을 때 토기 비슷한 모양이 땅 속에서 보이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그 기계 자체가 아직 개발 중이라 정확하지가 않아. 땅속에 큰 돌도 토기처럼 찍혀 나오더구만." 이 말이 사실이라면, 아예 헛다리 짚은 것이 아닌가? 그래도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가 한 말도 있는데... "그 교수님도 참 그 일로 어지간히 욕 많이 먹었지. 방송에서 편집한 것인줄 뻔히 알면서도, 편집해서 악용될 말을 왜 했냐고 욕을 먹었다네." 이건 헛다리 수준이 아니라 재야향토사학자의 농간이다. "그 재야사학자 양반, 그래도 끝까지 발굴 조사해야 된다면서, 땅을 겉만 조사해서는 알 수 없다고 난리가 아니었어." 슬슬 상상이 되는가?

그 사람들은 일본의 일부 학자가(전체도 아니고, 거기도 찌질이가 있는 법이다.) 가끔씩 임나 일본부설을 주장하거나, 금강 유역의 전방후원분들을 근거로 한반도 서남 지역 일대는 일본세력이 점거하고 있었다는 주장을 접할 때마다 반박하고 싶어서 몸서리쳤던 모양이다. 국내 학자들이 반박하는 논문을 발표해도 그 정도로는 성이 안 찼던 모양이다. 아예 전방후원분이 우리나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전방후원분이 우리나라에 많기도 하지만, 일본에는 더 많다. 일본에는 일반적인 분묘형식에서 전방후원분으로 발달되는 중간과정을 보여주는 분묘들이 매우 많이 발견되고 있으며, 천황가의 무덤까지 전방후원분으로 쓸만큼 그들 특유의 분묘형식으로 굳혀졌다.

우리나라에서 전방후원분들이 다수 발견되고 있는 것에 대한 견해는 다양하다. 백제에 건너 와 있던 일본계 세력(백제의 외국인 관료쯤 되겠다.)이 축조했다는 설. 백제가 중앙집권적 국가체계를 정비하기 전까지는 그 지방이 아직 완전히 백제의 영역이 아니었다는 설 등.... 천차만별이다.

그 누구도 전방후원분이 일본의 것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완성된 형태의 전방 후원분만이 있을 뿐이다. 발전 과정 같은 것은 발견된 적이 없다. 이미 완성된 양식이 건너 왔음을 보여주는 예시라 할 수 있다. 이런 전방후원분을 우리 것이라고 우기다니... 어처구니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




인터넷에서 많은 수의 국수주의 재야사학을 신봉하는 무리들을 본다. KBS도 아닌척 하지만, 역사 스페셜이라든가 뉴스에서 은근슬쩍 재야사학의 손을 들어 준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것은, 보고 싶은 역사와 실존하는 역사를 혼돈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위의 에피소드의 모씨는 재야사학자 중에서도 꽤나 어처구니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재야사학자들도 전부가 저 정도 정신 상태인 것은 아닐테지. 다만 안타까운 것은 저런 사람이 한 둘이면 좋겠는데 아니라는 것 정도?

나는 제정신 박힌 재야사학자라면 얼마든지 환영한다. 나는 특별히 강단사학을 지지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강단사학에는 그나마 얘기가 통하는 사람이 많은 반면, 재야사학에는 어쩌다 한 명씩 만날 수 있다는 데 대해 대단히 안타깝다.

가끔씩 재야사학자가 아니라면서도 강단사학에 대해 무차별 폭격을 하는 사람을 만난다. 이런 사람은 제발 자기 생각을 글로 좀 적어 봐라. 자신이 재야사학이 아님을 글로써 증명해 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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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레놀도야지 2007/11/10 07:14 # 답글

    관련 포스팅과 본 포스팅까지 잘 읽었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어이없는 일이 많군요. ㅡ.ㅡ / 자기 주장이 옳다는 최면에 걸리면 약도 없나 봅니다.
  • 초록불 2007/11/10 08:26 # 답글

    그 사건이라면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인간들은 기어이 자기들끼리 [발굴 놀이]도 했지요. 원추형 돌멩이 하나를 찾아놓고, 늑대 머리 형상이 발굴되었다고 [발굴보고서]도 만들어 돌렸거든요.
  • 飛熊 2007/11/11 15:41 # 답글

    ㅅㅂ 방송출연. 전에 우리 과 교수님 한 분이 자주 그런데 출연하셨다는 이야기를 했던가. 이야기 실컷 했더니......지들 필요한 것만 싹 잘라가더라던데[.....]
  • 아롱쿠스 2007/11/11 18:41 # 답글

    역사스페샬이 은근히 환단고기도 막 지지하고 그러더라구요.

    '이것이 인생이다'에서는 '삼국 중원설' 신봉자의 일생을 조명해 주지 않나...
  • 심재호 2007/11/13 07:43 # 삭제 답글

    KBS는 이순신은 반도의 패배자적 시각을 갖고 있는 부류이니 어련하시겠어요. 학교에서도 교사들이 이른바 한단교 선교에 적극적이지요.
  • 아메바기억력 2007/11/13 15:56 # 답글

    레놀도야지 / 그래도 아닌 분들도 있어서 다행이지요. 전부 저런 사람들만 있으면 예전에 파국을 맞이했을 겁니다.

    초록불 / 이런 누추한 곳까지 왕림을;ㅋㅋㅋㅋ 저도 그 보고서에 대해서는 들었습니다만, 그런일은 생각하면 할 수록 시간이 아까울 뿐이라는 말을 듣고 그냥 관심을 끊었습니다. 어째... 이러한 사태들에 대해서 균형적인 시각을 갖추게 할 수 있는.... 일반인 대상의 저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군요.

    흑곰 / 자네 과 교수님만 그렇겠는가... 그 인간들 인간성이 완전 악질이라지;;; MBC는 좀 나은 듯 보이네만.... 그래도 방송이라는 건 신뢰할 수 없어;;

    아롱쿠스 / 저는 환단고기를 맨 처음 접한 곳이 역사스페셜이었습니다...ㅋㅋㅋ 이제는 그런 사람 일생을 조명해 줘도 될 만한 시대인가 보군요.

    심재호 /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그 사람들 자유이겠습니다만,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진실인양 호도한다는 사실이 문제고, 교사들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제대로 된 역사관을 가질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는게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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